컬링 전용 경기장 하나 없이 떠돌이 훈련을 이어가던 전북의 학생 컬링선수들이 전국대회에서 값진 결실을 맺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위탁운영 전문선수반 컬링팀(전주스포츠클럽)은 지난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의정부컬링센터에서 열린 제3회 경기도 의장배 전국컬링대회에서 전주스포츠클럽 컬링팀은 ▲남초부 금메달 ▲남중부 동메달 ▲여중부 동메달을 차지하며 전북 컬링의 뛰어난 저력을 보여줬다. 또한 전북사대부고는 접전 끝에 은메달을 확보하였다.
■ 전주스포츠클럽 남초부(전주인봉초 주축) 전국 제패
남초부에서는 한들초 이정빈(6학년), 여울초 박건호(5학년), 인봉초 문주원(5학년), 인봉초 서우현(3학년)으로 구성된 전주스포츠클럽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은 예선전에서 경북 의성B팀과 서울 한양초를 잇따라 꺾은 뒤, 준결승에서 컬링꿈나무 대표팀인 의정부스포츠클럽을 6-2로 제압했다. 이어 결승전에서는 또 다른 강호 경북 의성초A팀을 7-6으로 물리치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전주스포츠클럽 남중부팀(전주서곡중 김도원, 김도윤, 유한섭, 이주환, 전주동중 이승원)은 예선에서 의정부 민락중을 7-5로 제압하며 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는 청소년 대표팀인 경북 의성팀에 패했지만, 첫 전국무대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주스포츠클럽 여중부팀(전주효문중 최예빈, 전주서곡중 신예나, 박규림, 전주화정중 강지우, 전주온고을중 문정원)은 충북 송절중을 8-7로 꺾으며 준결승에 올랐으나, 남춘천여중에 패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남고부에서는 전북사대부고(신승원·박지율·최동연·이건우·이건호) 팀이 결승까지 오르며 은메달을 따냈다.
예선에서 의정부고를 7-5로 꺾고, 준결승에서는 춘천기계공고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8-6으로 승리했다. 결승에서 다시 만난 의정부고에 아쉽게 패했지만,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 전용 경기장 없이 이뤄낸 기적
현재 전북에는 컬링 전용 경기장이 없어 초·중·고 선수들이 전주화산빙상장에서 주로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에 훈련하고 있다. 주말에는 전지훈련을 위해 타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며, 전주에서 강릉(왕복 약540km), 의성(300km), 청주(200km), 의정부(400km)까지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하다.
컬링 지도자가 직접 운전해 선수들을 태우고 이동하는 경우도 많아, 학부모와 연맹 모두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며 훈련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 선수는 “연습장이 없어도 얼음 위에 서는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며, 컬링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김지숙 전주스포츠클럽 지도자는 “전북 선수들이 전국무대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훈련 인프라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며 “전북에도 컬링전용경기장이 생긴다면 선수들이 훨씬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컬링의 저력과 가능성이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증명된 만큼, 지역 체육 인프라 확충과 함께 컬링전용경기장 건립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히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