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0일 황단대제 봉행 106주년 기념행사가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화양산 황단에서 유림, 제자, 후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북쪽을 향하여 정오에 생쌀, 생고기 등 제물을 진설하고 성인예에 따라 ●초헌관에 주영환 부군수, ●아헌관에 이순구(전주이씨 종약원 전북지원 부지원장), ●종헌관에 임석훈(용담향교 유림)장의가 헌작했다.
해마다 음력 8월 그믐에 진안 주천면 대불리 화양산 정상에 자리잡은 화양산 황단에서는 수당 이덕응 선생의 제자 및 후손과 전주·군산·익산·대전·완주·논산·부산·인천·서울에서 온 유림을 비롯한 지방 유림들로 하여금 천극(天極)의·상제 지극(地極)의·공자 인극(人極)의·고종황제 등 3극을 받들고 국가의 안위와 문화창달 및 조선망국에 따른 자주독립을 염원하는 삼극제가 106년째 진행되고 있다.
황단은 1919년 고종황제의 승하소식을 듣고 비분강개 정안수를 올리고 4배 통곡한 후 3년간 초하루와 보름에 제자들과 화양산에 올라 3년간 망곡한 후 날로 쇠퇴해가는 민심과 기울어가는 국운을 만회하고자 황단 설단을 순종 임금께 상서를 올려 “학문은 천인을 꿰뚫었고 의기는 해와 별처럼 빛나니 유학의 적통이요 우리 동반의 유종이다. 이에 화양산에 높은 의리가 우뚝하니 바른 학문으로, 순수한 충정을 가진 사람이다.”라는 비답을 받아, 전라 충청지방을 중심으로 사방 100리 안에 주천면 대불리 화양봉, 무릉리 선암봉, 신양리 제천봉, 정천면 갈용리 천황봉, 충남 금산군 두문봉, 파초봉, 유제봉 등 7처에 산재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소멸되고 오직 화양산 황단만이 그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황단을 쌓은 주인공 수당 이덕응 선생(1866~1949)은 본관이 전주로 고종의 스승인 연재 송병선 선생과 석정 이정직 선생의 문인이며 간재 전우 선생과도 교유가 있었던 큰 유림이었다.
이같은 숭고한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고자 화양산 황단보존회 제4대 회장 이종섭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제자들은 ‘필생동도 수옹종(畢生同道 守翁從) - 삶을 마칠 때까지 수당선생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는 무리가 되어 길을 함께 하리라’는 계축년 4월 영귀대에서의 맹세를 되새기며 화양산 황단대제를 봉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