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8년 만에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나왔다.

 

특히 이 학생은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 재학생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주한일고(교장 한영숙) 3학년 학생인 이하진 군이 전 과목 만점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2010년 이후 도내 수능 만점자는 2016학년도 3명, 2018년도 2명에 이어 이번이 6명째다. N수생이 아닌 재학생 수능 만점은 2016학년도에 이어 10년 만이다.

 

입학 당시 최상위권이 아니었던

이 군은 3년 동안 학교의 체계적인 수업과 관리, 교육청의 학력신장 프로그램과 같은 학습지원을 바탕으로 성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방과후 교과보충·심화수업 △학생 맞춤형 학습 클리닉 △모의고사 분석 상담 등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계획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학력향상 도전학교’와 ‘수능 한등급 올리기 90일 프로젝트’ 등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군은 “과학탐구Ⅱ 과목은 학습 자료나 실전 모의고사 문제가 많지 않아 혼자 공부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수능 한등급 올리기 90일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에서 제공하는 실전 모의고사 문제를 많이 풀어볼 수 있어 탐구 과목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담임을 맡은 김신우 교사는 “이 군은 과학 수업에서 실험 결과가 잘 나오지 않을 때에도 끝까지 원인을 탐구하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가설을 세우는 등 깊이 있는 학습 태도를 보였다”며 “과학Ⅱ 과목을 모두 선택해 적극적으로 탐구 활동에 참여하며 과학적 사고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이 국어·영어 모두 전년 대비 난도가 높았던 이른바 ‘불수능’이었는데도 일반고 재학생이 만점을 받은 것은 공교육 시스템의 성과로 의미가 남다르다고 전북교육청은 강조했다.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에 다니는 학생이라도 학교 수업을 중심으로 학력신장 프로그램을 충실히 수행하면 얼마든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문성 전북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관은 “전북교육청이 추진 중인 학력신장 프로그램과 진로·진학 지원 정책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입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학력신장 프로그램을 고도화해 학생들의 실력을 키우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군은 수학·과학 과목에서 재능나눔활동을 주도하며 학습 방법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친구들의 야간 자율학습 참여를 독려하는 등 함께 성장하는 학습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체육한마당 행사 때에는 텃밭에서 키운 바질로 음료를 만들어 친구들과 선수들에게 나눠주는 등 인성 면에서도 모범적이었다고 학교 측은 강조했다.

 

 

 

[일문일답] 이하진 학생 인터뷰

 

△ 수능 만점 축하드립니다다.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물론 좋은 성적을 받기를 기대했으나 다 맞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기쁘고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먼저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부모님께서 제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해 주신 덕분에 끝까지 편안히 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성과를 얻은 것은 학교에 계신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의 체계적 지원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교에는 경력이 오랜 훌륭한 선생님들께서 많이 계시기 때문에 수능 시험에 대비한 노하우를 많이 알려주셨고, 또 젊은 선생님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3년간 학교생활에서 많은 도움 주신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가채점 결과 만점을 예상했을 텐데, 시험이 끝난 후 어떻게 지내셨는지.

= 가채점 기준으로는 만점이었지만, 시험을 잘 봤기에 오히려 마킹을 실수하지 않았을까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독서, 게임, 운동 등 공부하느라 한동안 미뤄뒀던 것들을 마음껏 즐기며 재밌게 보내고 있습니다.

 

△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최상위권이었을 것 같습니다.

= 그렇지는 않습니다. 중학교 때는 전교 15등에서 25등 사이를 왔다 갔다 했고, 고등학교 입학 성적도 36등으로 최상위권이라고 부를 만한 성적은 아니었습니다.

 

△ 고등학교 3년 동안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 내신과 수능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공부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습니다.

내신의 경우 수업을 듣기 전 교과서를 미리 한 번 가볍게 읽어보며 내용을 숙지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께서 어떤 부분을 강조하시는지 확인하고, 어떻게 문제를 출제하실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신 대비 기간에는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친구들에게 풀려보기도 했습니다.

내신 기간 이외에는 모의고사 준비 위주로 학습했습니다. 다양한 문제를 풀고, 답을 맞히더라도 더 좋은 풀이가 있는지, 잘못 생각한 부분이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며 공부했습니다.

 

△ 성적 하락 등 슬럼프를 겪지는 않았는지. 그럴 때 극복 방법은 무엇이었는지요.

= 무너지지 않으려면 믿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나 자신을 믿고, 내가 믿는 사람들이 나를 믿어준다면 흔들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으로 그때그때 그 순간에 충실하며 공부하다 보니 별다른 슬럼프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지원한 성적 향상 프로그램은 도움이 됐습니까?

= 학력향상 도전학교를 통해 실시한 주말 모의고사 프로그램에 매주 참가하며 시간에 맞춰 문제풀이를 해 보는 경험을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수능 한등급올리기 90일 프로젝트에 3학년 2학기 때 참가하여 학교에서 제공한 실전 모의고사 문제지를 많이 받을 수 있어 탐구 영역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미래 의학도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계발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동아리 활동의 화학 실험캠프에서 나일론 실험, 크로마토그래피 등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 방과 후, 쉬는 시간 또는 점심시간은 어떻게 활용했는지요.

=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은 말 그대로 쉬는 시간으로 활용했습니다. 나한테는 공부를 너무 과하게 하는 것보다는 공부할 때 하고 쉴 때 쉬는 게 더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 정규 수업 시간 이외에 학교에서 했던 특별 활동이 있으셨는지요.

=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교내 텃밭 가꾸기를 2년간 진행했습니다. 오이, 수박, 옥수수 등을 길러 친구와 선생님께 나누기도 하고, 생명과학 시간에 배웠던 것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얼마 전 수능을 마친 후, 봄이 되면 후배들이 더 아름다운 학교 교정에서 즐겁게 학교 생활할 것을 기대하며, 친구들과 함께 튤립을 심기도 했습니다.

 

△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나만의 공부방법’이 있었는지요.

= 어느 정도 공부를 한 학생이라면 수학 교과서를 한 번쯤 읽어는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능이든 내신이든 교육과정에 기초해 문제를 내며, 교과서는 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주시는 책입니다. 시험을 보는데 출제 범위와 출제 의도 정도는 알고 들어가야 하는 게 당연합니다.

물론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교과서만 보고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그렇지만 공부하면서 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 올바른 길을 보여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밤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려면 체력이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체력 관리는 어떻게 했는지요?

=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이 끝나기 20분쯤 전 미리 나와서 운동장을 돌았습니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 잠을 충분히 잘 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하니 잠도 잘 오고 체력 유지에도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 앞으로의 진로 계획이나 관심 분야는 무엇인지요.

= 의대에 지원하려 합니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호흡기내과 의사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경제나 법에도 관심이 있어 스스로 더 공부해 보고 싶습니다.

 

△ 수능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 수능 공부하다 보면 누구든지 어느 순간 지치기 마련입니다. 그 시기가 됐을 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찾아보며 이겨내면 좋겠습니다.

 

△ 함께 공부한 친구들과 선생님,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 1년 동안 아낌없이 도움 주신 담임 선생님과 언제든 나를 믿어준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고, 친구들도 수능 공부하느라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신 전주한일고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학교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일문일답] 담임선생님 인터뷰

 

△ 이하진 학생 수능 만점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무엇보다 학생이 3년 동안 보여준 성실함과 배움에 대한 태도가 온당하게 평가받았다고 생각해 담임으로서 크게 기쁩니다. 이하진 학생이 자기 목표를 향해 꾸준히 밀고 나가며 성실히 노력한 과정 자체가 이미 귀한 성취였고, 또 이렇게 좋은 결과로서 빛을 냈다고 생각해 학생에게 큰 축하를 해 주고 싶습니다.

불철주야로 학생을 위해 노력하고 도와주신 학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 전주한일고의 모든 선생님들께서 우리 이하진 학생을 성심성의껏 지도해 주시고, 따뜻하게 응원해 주셨기 때문에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이하진 학생의 학교 생활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 이하진 학생은 밝은 성격을 지녀, 체육 시간이면 친구들과 늘 활발하게 축구를 하고, 쉬는 시간에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원만한 교우관계를 보여주었습니다. 공부할 때에는 신중함을 발휘하여 자기 학업에 집중하는 태도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제 수업을 포함해 어떤 수업 시간이든 교사의 설명을 경청하고 스스로 깊이 탐구하는 모습이 돋보이는 학생입니다.

또한 2학년 때부터 교내 텃밭 가꾸기 활동을 이어 왔는데,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마다 텃밭에 들러 농작물을 살피는 등 책임감 있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체육한마당에서는 더운 날씨에 고생하는 선수들과 응원단에게 음료를 만들어 제공하는 등 배려심 또한 깊은 학생입니다.

 

[일문일답] 교장선생님 인터뷰

 

△ 이하진 학생 수능 만점 축하드립니다. 정말 기쁘셨을 것 같아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예, 처음엔 정말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가채점으로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확실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조용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예상대로 하진이가 수능만점을 받았다고 하니 너무 기쁘고, 그동안 고생한 이하진 학생과 부모님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난 3년간 지도하시느라 애써 주신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학생들의 성적 향상을 위해 학교 차원의 지원이나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나요?

= 개교한지 42년된 우리 한일고등학교 만의 오래된 전통이 있는데요… 명절을 제외하고 ① 1년 내내 도서관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공부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언제든지 와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서관을 개방하고, 감독선생님을 배치하여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하진 학생도 꾸준히 자율학습에 잘 참여해온 학생입니다. 우리학교가 좋은 진학실적을 유지하는 또 다른 비결은 지정보다는 학생들의 과목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② 개방형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운영하는 데 있습니다. 1학년 때부터 진로검사와 진로박람회를 실시하여 진로학업 설계를 하도록 안내하고, 지속적인 상담과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진로관련 활동에 참여하고 활동내용을 생활기록부에 잘 기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학교는 전북특별자치도 교육청의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 학력신장과 책임교육 실현을 핵심과제로 삼고 있는 도교육청의 ③ 학력향상도전학교, 수능한등급올리기 90일 프로젝트와 같은 학습지원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이하진 학생의 수능만점 비결은 3년간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며 학력향상을 위해 애쓴 학생의 노력,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지도와 체계적인 관리, 그리고 교육청의 학습지원 프로그램이 함께 시너지효과를 발휘하여 얻어낸 성과라고 생각됩니다.

 

△ 이하진 학생은 어떤 학생인지도 궁금합니다.

= 지난 3년간 교감, 교장으로서 보아온 이하진 학생은, 한마디로 실력과 바른인성을 키우는 전북교육의 방향에 잘 부합하는 학생이라고 생각됩니다. 즉, 뛰어난 실력뿐 아니라 늘 올곧고 바르게 행동하는 품격 있는 인성을 갖춘 학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수능을 앞두고 대부분의 상위권 학생들은 자신의 스케줄대로 공부하려고 수업을 잘 듣지 않는데요… 선생님들 말씀에 의하면 하진이는 수능시험 직전까지 졸지 않으려고 스탠드 책상에 서서 고개를 끄덕이며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 이였습니다. 또한 공부를 잘한다고 자만하거나 나서지 도 않아 교우관계도 원만하고 조용히 수학 과학을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위해 멘토 역할을 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학생 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