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주 할머니가 별세하셨다.
김양주 할머니는 전북 진안에서 1924년에 태어났다.
생활이 아주 어려워 진안에서 살지 못하고 부모님 이혼 후 어머니, 언니와 함께 경남 마산으로 이주했다.
그 곳에서 날품팔이를 하며 어렵게 살았다.
그런데 더욱 기막힌 것은 할머니 나이 17살이던 1940년 가을 일본순사에게 끌려가면서부터다.
그 길로 할머니는 만주로 연행돼 끔직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당했다.
반항하다 얻어 맞아 오른쪽 귀 고막이 터져 청력을 잃었다.
해방되기 며칠 전 할머니는 또 다시 일본군 소위가 일본으로 데려가려고 강제로 위안소에서 끌려 나왔다.
끌려 가던 중 구사일생으로 도망쳐 만주의 어느 조선인 집에 숨어 지내다 해방을 맞았다.
할머니는 천신만고 끝에 조선인 피난민 대열에 끼어 군함을 타고 귀국해 가족을 만나기 위해 다시 마산으로 왔다.
당시 할머니의 어머니는 다른 딸은 다 오는데 우리 딸은 안왔다며 산에 가서 물을 떠 놓고 공을 드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귀국해서도 할머니는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어렵게 살았다.
할머니는 1993년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했다.
종종 수요시위에 참석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도 하였다.
올 3월 9일에는 98세 생신을 의미 있게 맞기도 했다.
할머니의 작은언니는 결혼해 개성에 살았고 통일이 되면 언니를 만나고 싶다고 입버릇 처럼 말 했건만 만나지 못하고 한많은 생을 마쳤다.
모진 인생을 산 진안 출신 김 할머니의 별세는 이렇게 기구하고 각별해서 진안군민들은 모두가 두손 모아 명복을 빌고 있다.
'하늘나라에서는 부디 편안하시길!'
할머니의 장례는 마산의료원에서 시민사회장으로 진행되며 5월 3일 추모제가 있고 발인은 5월 4일에 진행한다.